2018. 12. 03. (월)
초코순이의 아침. 핫초코가 너무 맛있어서 세 컵이나 마실 뻔했다.
짐을 역에 맡겨두고 시내를 둘러볼 계획이었다. 락커 사용법을 몰라서 쩔쩔 매고 있었는데, 우리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다 저마다 캐리어를 들고 락커와 씨름 중이었다. 전부 관광객이었을 거다. 그렇게 20명 정도가 락커 앞에서 버튼도 눌러보고, 문도 열어보고 별 짓을 다했다. 결국 엄마가 직원을 불러서 사용법을 물어봤는데, 근처에 있던 사람들 전부가 우리를 쳐다봤다. 이때 약간 쫄았었다. 직원분이 아주 또랑또랑하고 큰 목소리로 여긴 사물함이 다 찼으니 플랫폼 24로 가라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그 순간 레이스가 시작됐다. 그 자리에 있던 캐리어 부대가 다 같이 플랫폼 24로 달려갔다. 혹여나 거기도 락커가 부족할까봐 뛰었던 것 같다. 나랑 엄마는 2등으로 플랫폼 24에 도착했고, 다행히 락커는 아주 많이 남아있었다. 아유 민망해라^^;
오전에 영화 박물관을 가려고 했는데 월요일 휴관이라 헛걸음했다. 대신 크리스마켓을 둘러보기로 했다.
프랑크푸르트 소세지 발견.
소세지는 이렇게 핫도그처럼 나왔다. 정말 맛있었다. '소세지 맛이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는데, 뭐랄까 고기 맛이 정말 강렬했다. 신기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크리스마스마켓에서는 매년, 혹은 국가별로 판매하는 와인잔이 다르다고 한다. 이걸 모으는 사람도 있고. 올해 독일은 보라색 컵인가보다.
마켓도 다 둘러본 후에는 백화점에서 옷 쇼핑하며 시간을 떼웠다. 한국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여행을 와야지만 여유가 생겨 쇼핑할 수 있는 아이러니함이란.
공항에서 혼자 벤치에 잠깐 앉아 있었을 때, 웬 외국인이 옆에 앉으면서 니하고라고 인사했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정말 미안하다고 자기도 한국 좋아한다며 이런 저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혼자 여행왔냐? 서울 사냐? 결혼했냐? 자기는 서울 가봤다 등등. 케냐 사람인데 독일에 거주하면서 케냐와 한국 사이 차 무역 관련된 일을 한다고 했다. 신뢰감 제로였다. 자기가 한국 가면 연락할 테니 만나자고까지 했다. 이때 속으로 얼마나 식겁했는지. 튈까 말까 속으로 백 번은 고민했다. 근데 갑자기 자기 탑승 시간 됐다더니 가보겠다고 하고 쿨하게 사라졌다. ㅋㅋㅋ롸? 다행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이상한 상황이었다. 나도 곧 이후에 시간 맞춰 비행기 타러 갔다.
비행기에서는 승무원님이 밥 주시면서 무슨 좋은 꿈이라고 꿨냐고 물어보셨다. 뭐 이런 질문까지 하시나 싶었는데, 내가 자면서 너무 환하게 웃고 있었다고 한다ㅋㅋㅋㅋㅋ. 나도 얼핏 웃으면서 자고 있던 느낌이 기억 나서 뭔가 웃겼다. 대체 무슨 꿈을 꿨던 걸까. 여행이 만족스러웠다는 뜻이겠지? 귀국 일정까지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던 재미난 여행이었다.
날씨가 너무 춥고 꾸리꾸리해서 아쉬웠지만, 사람들도 친절하고 투어와 축구 경기가 매우 인상 깊었던 독일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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