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

제주 :: 게스트하우스 스텝 근무

2020. 10. 11. (일)


  네 번째 근무일. 체크아웃을 12명이었다. 오전에 진상 손님을 만났다. 예약하고 결제까지 마쳤는데, 체크인을 안 했으니 당연히 환불해줘야 한다고 박박 우겨대던 분이었다. 별 말도 안되는 핑계를 다 대셨다. 다행히 스텝 4명에, 청소 도와주시는 준매니벼님까지 모두 있어서 잘 넘어갈 수 있었다. 5대 1이었다... 나 혼자 있었더라면 정말 곤란했을 것 같다. 휴.

 

  그렇게 하루가 끝나나 싶었는데, 밤에 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심도 있는 시간을 보냈다. 아직 만난 지 1~2주 밖에 안됐지만, 생각보다 언니들은 나의 다양한 면모를 캐치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우려가 있었나보다. 그날 밤 모인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에 깊게 공감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속에 있던 생각들을 털어내며 울기까지 했다. 오랜만에 수학여행 온 기분이었다. 진실토크한 것 마냥.

 

  서로 성격이 너무 비슷하다보니 더 잘 통했던 것 같다. 제주라는 낯선 곳에 내려와서, 한 방에서 같이 생활하게 된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다행이다. 막내로써 예쁨 받는다는 것도 항상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 오늘 밤에 열심히 일기를 썼다. 오늘 나눈 이야기들, 배운 마법의 주문들, 까먹지 않게 꽉꽉 채워 넣었다.

 

  내일부터 3인 이상 집합 금지 해제다. 이젠 거실에서 자유롭게 게스트분들이랑 놀 수 있다!


2020. 10. 11.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