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21년 11월 3주 일상

뭐야

  모야모야모야모야모야~! 모냐구모냐구모냐구~!


첫 폴 수업

  도저히 저녁에 운동 갈 시간이 없어서 학원에서 오전에 열리는 폴댄스 수업을 듣게됐다. 언젠가 나도 폴을 타게 것 같다는 얘기도 주변에서 많이 들었었고, 나도 이에 동의는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시기가 빨리 찾아왔다. 

 

  예상했던 만큼 낯설었던 폴과의 시간. 건강을 회복하니 오동통통 살이 올라왔다. 체지방은 빨리 빼야겠다ㅎㅋㅋㅠ 오늘 들은 진단 : 어깨가 심각하게 굳어 있음 + 피부가 너무 건조함.


프로덕션 교수님과 밥 면담

1. 교수님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지 예측 불가하다. 쫓아가느라 힘들었다.

2. 생각보다 교수님 성격이랑 내 성격이 비슷하더라, 같은 나이대에 했던 고민도 비슷하고.

3. 다음 학기는 내 인생의 선물 같은 시간이니, 내가 아닌 새로운 나로 뻔뻔하게 즐기다 오라고 하셨다. 넵!!!

4. 다큐는 왜 칭찬해주시는 건데요ㅠㅜ 더 불안하게.


끄적끄적 글쓰기

  1. 

 

  하루는 시나리오 쓰기가 싫었다. 미루고 미루다 최대한 나중에 쓰고 싶었다. 밀린 일들을 하고, 그 일들 마저도 다 끝난 후에는 일을 억지로 찾아 만들어냈다. 어질러진 방을 정리하고, 마감 기한이 2주도 더 남은 과제들을 끝냈다. 더 이상 만들어낼 일도 없어지자 극심한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이제는 정말 시나리오를 써야 할 때구나, 더 이상 만들 핑계거리가 없구나'. 해야 할 일이 조금 더 많이 주어졌더라면 시나리오 쓰기를 더 미룰 수 있었을까.

 

  2. 

 

  <프로덕션> 수업 시간에 행복과 기쁨을 분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평소에 많이 하던 생각이라 놀랐다. ZOOM으로 봤을 때 수강생들의 표정은 대부분 =_=? 였지만ㅋㅋㅋ. 감정이라는 건 말이나 글로 풀어내기 참 어렵고 복잡한 것 같다.


장위동 반상회 참석

  얼떨결에 참석한 청년 반상회(?). 내가 장위동 관련 다큐멘터리 찍고 있다는 걸 아시는 사진 작가님이 여기 한번 가보라고 제안해주셔서 아무 것도 모르고 방문했는데, 다들 너무 따뜻하게 맞이해주시고 좋은 이야기들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쩌다가 먹을 것도 배 터지게 먹고 왔다. 중딩 때부터 성북구 예산을 알차게 지원 받으며 살아가는 것 같다ㅋㅋㅋ.

 

  작가님도 참석하셔서 본인의 사진관 운영 철학이나 동네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셨다.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좋은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덕분에 마음 통하는 사람들도 만나 실컷 떠들고, 다큐 스트레스도 조금은 풀 수 있었다.

  같이 나눈 이야기 : 무분별한 재개발 멈춰!

 

  같은 동네에 산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편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많구나라는 걸 느꼈던 시간. 그리고 재개발 관련 얘기를 나누면서 내 생각도 꽤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었고, 생각치도 못했던 부분들을 남에게 들을 수도 있었다. 간만에 여러 명이 모인 모임에서 에너지 받아간다. 이번이 마지막에서 두 번째 모임이라는 게 아쉽다. 왜 이걸 이제야 알았지.


이랑

  오랜만에 을 만났다. 계속 만나자 만나자하다가 진전이 없는 느낌이라 내가 딱 날 잡고 집으로 오라고 했다. 밤샘 공부를 하려고 밤 9시에 만났는데, 공부는 조금만 하다가 야식 먹고 수다를 떨기 시작하니 새벽 4시까지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다큐 얘기 > 학교 얘기 > 일상 얘기 > 인스타 얘기 > 오빠 얘기 > 친구 얘기 > 인간 관계 얘기 > 가족 얘기 > 우리의 관계 얘기 > 성격 얘기 > ··· 이렇게 깊어졌던 것 같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내 친구들은 다 말랑말랑해서 좋다. 얘도 마찬가지고. 자기는 갈팡질팡하고 어리바리해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는데, 매우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속에 단단한 자아가 내 눈에는 보이니까 자기를 조금 더 믿고 자신감을 가져도 괜찮다고 얘기해줬다. 참 뽀짝한 친구다.

 

  언젠가는 한번 하게 됐을 얘기도 이 날 나눴다. 속이 후련하다. 이제까지는 내가 뭔가를 숨기는 느낌이었다. J는 나를 이해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은 매정해 보인다고 했다. 나는 이러한 피드백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는 내가 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최선의 예우이자, 체면을 보호해주기 위한 희생이니까. 이걸 그 사람이 알아야 할 텐데. 영원히 모르겠지?


사람으로 채워진 한 주

  시나리오도 대충 틀을 잡아가고 있고, 다큐멘터리도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정말 힘들고 불안했던 시기에 많은 사람을 만났고, 이 사람들로부터 많은 응원과 위로를 받았다. 이제야 좀 안정이 되는 듯하다. 물론 아직도 혼자 남겨지면 불안하고 초조하다. 대신 그렇기에 이런저런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애쓰고 있고, 이게 나를 움직이고 나아가게 만들어준다. 다음 주부터는 '전진'과 '건강'에 정말 더 신경써야지.

 

  오래된 인연이든 얼마 안 된 인연이든, 깊은 인연이든 얕은 인연이든 스쳐가는 인연이든, 그런 시간적 개념이나 깊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그 차이가 아예 없다는 건 당연히 아니다. 다만 지금 내 옆에 있는 인연들은 하나 같이 다 소중하고, 그걸 좀 더 자각하고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다.

 

  근데 할 일들이랑 수업은 좀 많이 밀렸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겠지... 하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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